2008.11.23. 오늘 황영조 감독이 지은 마라톤 관련 책을 다 읽었습니다.
그중 식이요법 관련 내용을 발췌하여 올립니다.
<< 대회 전1주일 최강의 에너지 충전 황영조의 비밀식단 >>
대회전에는 먹는 것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끝까지 잘 달리기 위해서 몸에 에너지를 충분하게 채우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
대회 1주일 전부터 몸에 탄수화물을 쌓기 위한 식이요법을 시작하는데 대회를 앞두고 6일 전부터 앞의 3일은 단백질, 뒤의 3일은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근육은 글리코겐이라는 에너지원을 사용해서 움직이거나 힘을 내는데(탄수화물이 몸에 들어가면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된다.) 글리코겐을 몸에 가득 채워 두어야만 레이스 후반까지 에너지 고갈 없이 잘 달릴 수 있다.
필자역시 선수시절 시합 1주일 전부터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앞의 3일간은 쇠고기를 먹었다. 단백질 섭취가 목적이라기보다는 후반 3일 동안 몸에 최대한 탄수화물을 축적하기 위해 몸에서 탄수화물을 없애는 것이었다. 바삭 마른 스펀지가 물을 더 많이 흡수하듯이 몸에서 탄수화물을 말려 탄수화물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만드는 원리이다. 그래서 앞의 3일 동안은 절대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몸에서 탄수화물이 완전히 빠져나가면 뒤의 3일 동안 집중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밥이나, 빵, 면, 떡과 같은 탄수화물 음식을 먹으면서, 마른 스펀지에 물을 흡수시키듯이 달리는 동안 에너지로 사용될 글리코겐을 몸에 최대한 비축해 둔다. 이 후반 3일 동안에는 운동량도 줄여 체내에 축적한 글리코겐이 소비되는 것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렇게 카보로딩을 해두면 근육 속에 글리코겐 저장량이 평소의 2배로 늘어나 결국 끝까지 지지지 않고 잘 달릴 수 있는 지구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더욱 빠르게 많은 글리코겐을 근육에 저장시키려면 오렌지 주스와 같은 구연산을 함께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10km지점에서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20km지점에서 꿀물이나 바나나와 같은 탄수화물이 들어간 것을 미리 먹어두어야 한다. 30km이후부터는 글리코겐이 전부 고갈되기 때문에 20km부터 미리미리 탄수화물을 먹어 보충해 두는 것이다.
필자는 감독님의 지도를 받으며 91년 7월 영국 셰필드 유니버시아드 대회(대회신 우승)와 한국최초의 마의 10분벽을 돌파한 92년 2월 벳뿌-오이타마라톤대회(한국최고기록 2시간 8분 47초), 그리고 92년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대회에서 특수한 식단에 따라 먹었다. 사실 이것은 이제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인데,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식단은 어디까지나 ‘마라톤선수 황영조’의 식단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선수가 아닌 일반인 등 모든 사람에게 맞는 식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수요일 점심까지는 8끼의 단백질 음식을 먹는다. 즉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은 쇠고기로(소금도 빼고) 지방이 없는 살코기만 프라이팬에 살짝 익혀서 (너무 익히면 질겨서 못 먹는다) 먹는다. 이 때 쇠고기는 안창살이나 제비추리, 안심과 같은 부드러운 부위를 골라서 먹었다. 사실 운동까지 하면서 이렇게 8끼를 먹으면 살이 쏙 빠지고 체중도 3~5kg정도 확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정말 괴롭다. 사실 선수들은 평소의 식사량이 엄청나게 먹는데 많은데 갑자기 식사량을 이렇게 줄이고 다른 음식은 일절 먹지 못하게 하니 살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음료도 생수만 마셔야 하고, 고기 이외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는 겨우 삶은 게란(그것도 1끼에 한 두개 정도, 역시 소금 없이) 뿐이다.
수요일 저녁에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로 돌아온다. 우선 처음에는 회복식으로 전복죽을 먹는데 정상적인 식단으로 넘어가기 전에 회복식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우선 죽을 먹고 나서 1시간 정도 뒤에 밥을 먹는다. 일단 식단은 탄수화물 위주의 보통 식사로 돌아오지만 맑은 된장국에 찹쌀로 만든 찰밥을 먹고 오렌지 같은 과일이나 잣, 호두 같은 식물성 지방이 풍부한 견과류도 함께 먹는다. 이 단계에서는 빨리 몸을 회복해야 하므로 충분히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몸에 에너지가 확확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김치도 위에 자극을 주지 않는 백김치로 먹고, 멸치, 김, 연근, 콩 같은 것을 반찬으로 먹는다. 일단 소화가 잘되는 것으로 먹어야 하므로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은 피한다. 오이나 당근 같은 채소도 골고루 먹는다. 목요일부터 일요일 아침식사까지는 이렇게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한다. 사실 시합을 앞두면 몸에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해 지므로 쉽게 탈이 나곤 한다.
일반인들도 이런 식단을 따라해 보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이런 식이요법은 굉장히 고통스럽고 힘든 것이다. 선수들도 전반 3일은 고기만 먹는 식이요법 때문에 후반 3일에 회복을 못하고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그리고 선수들도 개인차가 커서 회복이 느린 선수들은 자신의 회복속도에 맞게 식이요법의 스케줄을 조절한다. 전반3일은 단백질 위주, 후반 3일은 탄수화물위주라는 원칙을 제시했지만 일반인이라면 완전히 고기만 먹는 고통스러운 식단보다는 단백질:탄수화물의 비율을 7:3이나 8:2 정도로 조정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즉 고기만 먹는 식사를 할 때도 단백질 80%에 탄수화물 20% 정도를 함께 먹는 것이다. 체력이 약하거나 식이요법이 맞지 않는 선수들의 경우 전3일 : 후3일로 나누는 대신 전2일 ; 후4일로 나누어서 식이요법을 할 수도 있다. 즉 월요일 아침식사부터 화요일 저녁식사까지 6끼만 단백질 음식을 먹고, 수요일 아침부터는 죽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정상적인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비밀을 공개하자면 필자가 선수생활을 할 때 대회 전날에는 잠을 자기 전에 꼭 생크림 케이크를 한 조각씩 먹곤 했다. 고열량의 케이크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몸에 에너지를 채우려는 것이었다.
훈련에 따라 몸의 변화도 달라지므로 무조건 선수들의 식단을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의 몸에 맞는 최적의 식이요법을 찾아서 스스로의 훈련과 식이요법을 전문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평소에는 영양섭취에 신경도 안 쓰다가 대회 직전에 이것저것 평소에 먹지도 않던 것들을 먹어 봤자 효과도 없다.
훈련도 마찬가지이지만, 자신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영양섭취도 평소부터 신경써야한다.
지내다 3일 뒤인 3월 14일부터 지방과 단백질의 공급을 끊고 탄수화물을 먹는다.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도전 황영조 마라톤 스쿨, 황영조저, (주)한언 2004.8 P17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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